장기연재의 필수요소
2009/07/04 15:56
내가 요즘 바키를 보고 있는데 말야 ..
장기연재의 필수요소는 아래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 기억상실
2. 토너먼트
3. 의문의 신캐릭터 / 의문의 신조직
4. 세계로 우주로
1:
기억 상실의 경우 주로 로맨틱 코미디 계열에서 더 많이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사실 장기 연재 만화라기보다는 영화의 속편을 그리는데 더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맨인블랙2라던가, 조폭마누라라던가.. 일단 완성된 캐릭터를 가지고 여러가지 변주를 시켜볼 수 있고,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몸에 밴 습관이라던가 하는 것도 이런저런 에피소드들 만들기에 충분하죠. 해리 오스본이 농구공과 도자기 잡는 씬이라거나..
사실 기억상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로 주인공을 버려뒀다가 나중에 귀환하게 하는 컨셉은 많은데 왕의 귀환이라는 컨셉 자체가 중2병을 꽤 자극한다는 점도 있고 그냥 생각해도 돌아온 왕은 원래 왕보다 뭔가 멋있어보인다는 점이랄지.. 귀환할 수 있는 힘이라는건 그 자체로 증명이기도 한 것이니까요. 왕의 귀환 모티브는 중요한 개념이고 많기도 해서 여기에 자세히 쓰긴 그렇군요. 귀환이라면 정열맨도 있긴 한데 이건 뭐 뭣 때문에 세계일주를 시작했는지 이제 기억이 잘 ..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 같은 캐릭터도 기억상실-귀환 이런 점에서 비슷하긴 한데 아예 기억상실 위에 쓰여진 캐릭터니 장기연재에서 나오는 기억상실과는 좀 얘기가 다르겠군요. 깔 곳 하나 없는 원피스지만 오다도 종종 에이스결정전을 위해 남겨놓으려고 루피를 어딘가에 쳐박아놓곤 한다는 거.
이외에도 꽃보다 남자 같은 안이한 케이스도 많고 로맨틱 코미디 같은 경우는 특히 돌아오면서 너를 향한 사랑을 깨닫는다.. 는 점이 포인트. 어쨌거나 돌아오면서 뭔가를 깨닫거나 / 돌아오면서 강한 인상을 남기거나 하는게 기억상실 컨셉이 잘 봐줄만한 점이라는 것이겠지요.. (적당히 에피소드 만들기 쉽다는 점이 가장 크지만...)
이런 컨셉은 꽤 중2병을 자극하는 면이 있어서, D&D하면서 저도 꽤 많은 플레이어들이 만든 기억상실 캐릭터를 접해왔습니다. 이 경우엔 무엇보다 설정을 당장 안 짜도 된다는 점이 포인트겠지요. 이런 케이스가 꽤 있어서 제가 마스터일땐 대체로 기억상실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과거가 마스터에 의해 멋대로 편집되어도 좋다는 뜻으로 알겠다는 식으로 얘기하곤 합니다만.. 넘어가지요.
2:
토너먼트의 경우에 당장 떠오르는건 럭키맨, 드래곤볼 정도가 있는데 토너먼트는 정말로 장기연재 작가의 특권이자 그에게 내려진 축복이죠. 주인공에게 적당한 명분 안 만들어주고도 충분히 아무 캐릭터하고나 싸움을 붙일 수 있고, 한번도 나온 적 없는 듣보잡끼리 싸움을 시키고 그걸로 연재분량을 떼우면서도 연재분량은 충실히 메꿀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겠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토너먼트가 나오는 작품은 정말 많죠. 헌터x헌터라던가 드래곤볼이라던가 그래플러 바키라던가 먹짱이라던가 ... 연재하면서 에피소드들 만들고 싸우고/겨루고 하다가 나중에 스토리 쓰기도 귀찮고 해서 결국 토너먼트를 만들어버리는 케이스가 되겠습니다. 드래곤볼은 대체로 연재 막힌다 싶으면 1) 일단 천하제일 무술대회를 연다. 2) 파탄난다. 3) 싸움. 과 같은 형식을 취했지요. 떡밥을 연장하고자 셀 게임마저 주최하는 셀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에피소드 구조라는게 워낙 장기연재에 좋은 것이니까요. 더파이팅에서는 상대의 스타일과 성격 정도 만들어주면 어떻게든 한 경기를 만들 수 있고, CSI라거나 김전일에서는 범죄만 일어나고 과학수사하거나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하면 에피소드 하나 쓸 수 있고, 사건 좀 만들면 마스터 키튼 에피소드 하나 진행되고, 무엇보다도 적 하나 적당히 나오면 특촬물 에피소드 하나 쓸 수 있고.. 한 것처럼요. 반복이 무조건 나쁜건 아닌데, 반복에 묻혀서 적당히 조금 변주하고 넘어가는건 유행어 반복하고 한 주 떼우는 개그 정도로 나쁩니다. 마스터 키튼은 기본적으로 반복되는 구조지만 구조 자체 이외엔 반복되는 부분이 많지 않거든요. 슬램덩크도 그렇구요. 애초에 탐정물은 장르 자체가 이런 반복 속에서 쓰여진 장르이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틀 자체보다는 반복 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작가가 나쁜 거겠죠.
격게들이 거의 전부 뭔가 대회를 컨셉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겠죠. 스파 철권 킹오파 버파 모두 이런 식입니다. 대회 이름도 비슷비슷하고. 적당히 전 세계를 대회로하는 뭔가 대회가 있고 거기에 참가하는 사람/괴물/눈동자없는인류 들이지요. 하지만 얘들은 우승하려고 나오는게 아니고 대체로 뭔가 찾으러 오고 복수하러 오고 대회엔 별로 관심없는 애들이지만 죽어라 싸우긔 ㅋㅅㅋ;;; 게다가 대회 주최측 자체도 대체로 뭔가를 찾거나 죽이거나 어딘가에 쓰려는 이유로 개최되는 것이고 딱히 우승자 가리는데는 별 신경도 안쓰긔ㅎㅅㅎ;;;;;
5의 세계화와도 겹치는 이야기인데, 세계가 무대가 아니었던 경우에 이런 식으로 뭔가 세계화를 꾀하는 경우가 많죠. 주인공이 국내 무대에서 우승하고 나면 당연히 세계가 무대라는 안일한 생각... 먹짱은 이런 점에서 정말 모범적인 케이스가 아닐런지.. 이니셜D에서 로터리 형제가 프로젝트 D를 만드는 것도 대체로 이와 같은 이유겠습니다.
3:
타니가와 나가루가 하루히 쓰면서 사천왕 한번 만들었다가 잔뜩 욕먹고 연재 안하고 틀어박힌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사천왕은 사실 장기연재의 조건이라기보단 장기연재를 하고 싶을 때라거나 게임의 경우 안일하게 플레이타임을 늘리고 싶을 때 쓰이지 싶군요. 심부름계열 RPG에서 많이 보이죠. 맵, 혹은 맵 템플릿도 꽤 재활용할 수 있고 적들도 색깔 바꿔서 재활용할 수 있고 ㅎㅅㅎ; 마황로를 몇개 파괴하라던가 7개의 구슬을 모으라던가 3개의 검을 모아서 전설의 검을 만들어서 마왕과 싸우라던가.. 슬라임 -> 중간보스 -> ... -> 중간보스 -> 끝판왕 구조를 만들기가 좋죠.
아 원래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닌데.. 수수께끼의 적 출현 컨셉은 파워 에스컬레이션과 통하는데, 강한 적과 싸우고 그보다 약한 적과 싸우는건 이상하기에 그렇습니다. 이니셜D에서 안여돼와 싸우는 타쿠미 같은 케이스도 있지만 그건 뭐게 끝내니까요. 더파이팅이라던가 죠죠 시리즈 같은 경우는 그때그때 상대의 스타일이 달라지는 것으로 커버하고 있지만 드래곤볼 같은건 뭐 전형적인 세계로 우주로 케이스..라고 말하는 것조차도 지루해지는 정도지요.
4:
뭐 위에서도 말했듯이 먹짱이나 럭키맨, 드래곤볼 같은거겠죠. 럭키맨은 애초에 세계보단 우주에 가까운 작품이었으니 바로 우주로 간 것이고, 드래곤볼은 우주의 강자들이... 지구로 . . . !
kkiruk
뻘플 좀 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