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 여러가지 해석들이 있긴 하죠. 이를테면.. 소년이 여동생과 싸웠고, 게임의 스테이지들은 화해하기 위한 난관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지만 그런 거라면 이렇게까지 어두울 필요가 없겠죠. 그런거에 덫에 목이 잘리고 회전하는 톱니바퀴에 몸이 짓이겨질 필요가 있겠어요? 서로를 죽이고 싶을만큼, 실제로 죽이려 했을만큼 싸웠을지도 모르겠습니만 설령 그렇다 해도 이 게임은 그것보다도 더 어둡죠. 죽인 후 자살했는데, 자살 직전에 본 환상이 이 게임 전체라면 조금 말은 되지만.. 혹은, 이 게임 전체가 악몽이라는 설. 뭐 ... 아니면, 소년이 인셉션하는 와중에 사망해서 림보에 떨어졌다는 설. 아 뭐 그 ...
웹에서 찾은, 그럴싸해보이는 어떤 유저의 해석 하나를 번역해봅니다.
내 생각은 이래.
타이틀 스크린을 보면 배경에 두 무더기의 파리들이 들끓고 있지. 또한 망가진 사다리도 보이고, 오른쪽 위에는 뭔가 부서진 것이 보일거야. 그게 왜 두 무더기냐면, 그게 소년과 여동생(sister)의 시체가 놓여있는 곳이라서 그래. 하지만 그들이 동시에 죽은건 아니야. 여동생이 먼저 죽었지. 여동생은 나무집에서 떨어져 목이 부러진거야. 소년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숲을 달려 도시로 돌아오려 했어. 그때 우연히 긴 다리 거미를 밟았고, 실수로 짓이기게 되었던 거야. 소년이 자기 동네로 돌아오려고 하고 있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 소년은 집에 도착했지만, 부모가 만취 상태인 것을 발견해. 소년은 그들에게 여동생에 대해 얘기하려고 하지만 그들은 듣지 않았어. 대신 지붕에 난 구멍을 막으려고 애쓰고 있었던 거지. 부모는 소년에게 지붕을 고칠 물건들을 사러 가자면서 운전을 해 상점으로 끌고 갔어. 소년은 그들을 따라갔었고, 집에 오는 길에서야 부모가 소년의 말을 들었어. 그들은 비로소 차를 여동생이 놓여있는 숲으로 돌렸지만, 길은 여전히 미끄럽고 부모는 여전히 취해있었어. 그들은 도시에서는 문제 없이 달려 숲의 입구까진 도착했지만, 거기서 일이 일어난거지. 차가 길에서 미끄러져서, 큰 사고가 일어난거야. 차가 몇 바퀴를 구르고, 시트 아래 있던 물건들이 뒤엎어지고 날아다니며 그들을 덮쳤어. 자동차는 안쪽에서부터 완전히 부서졌고. 그러다 어느 순간, 소년은 소녀에 대해 떠올리고,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생각해. 소년은 왜 부모가 제정신이 아닌걸까 하고 기억해냈어. 그리고 잠시 후 구르던 차가 멈추고, 소년은 자동차 앞유리로 날아가 그걸 깨고 튕겨나간거지. 그리고 소년은 소녀의 옆에 떨어진거야.
위에 쓴 것 까지가 실제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야. '림보'에서 소년의 경험은 그가 죽기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한 재구성이야. 그는 숲에서 깨어나고, 거긴 바로 여동생과 함께 있었던 곳이야. 소년은 달려야 하고, 그를 위해 거대한 거미를 죽여야 해. 어느 순간 하늘에서 엄청난 비가 쏟아지지. 물로 뒤덮인 동굴은 지붕이 새는 집을 나타내는거야. 뇌 기생충brain parasite은 소년의 머리에 박히고, 소년의 시각과 청각, 판단력(한 쪽 방향으로만 이동할 수 있지)을 교란하는데 이 기생충이 (소년이 생각한) 부모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이유인거야. 게다가, 소년은 기생충을 만나게 되는 곳 바로 앞에 땅에 놓인, 혹은 물에 떠있는 다른 기생충을 '두 마리' 보고(혹은 밟아 죽이고) 지나가게 돼. 이게 바로 부모가 제 정신이 아니었던 이유지. 소년은 도시로 가고, 다음에는 공장에 가게 돼. 공장은 가게를 의미해. 그리고,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공간이 돌아가기 시작하고.. 중력이 뒤바뀌기 시작하고.. 소년은 (자동차에서) 뒹구는 와중에 여동생을 보게 되지. 기생충은 소년에게 부모가 여전히 제정신이 아니라는걸 다시 생각하게 만들지. 거대한 물체들이 날아다니고, 위 혹은 아래에 있는 것을 으깨지. 마지막으로, 그가 유리창을 깨고 날아갈 때까지. 이게 바로 소년이 가족의 자동차 앞유리를 깨고 날아가는 순간이야. 유리창을 깨고 날아간 곳은, 결국 다시 숲이지. 그는 언덕으로 자국을 따라가서 소녀를, 그들의 시체가 놓일 곳을 발견해. 소녀는 이미 소년보다 먼저 '림보' 여행을 마치고 죽을 곳을 찾았던거야. 소녀는 거기에서 기다리기로 결정한 상태였어. 왜냐면 소년이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그곳으로 올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결국, 기본적으로, 림보에서 네가 보는건 두 번째로 보는 너 자신의 죽음이라는거야. 타이틀 화면에서, 부서진 물체는 소년의 가족 차야. 소년이 거기에 도착했을 때, 둘은 림보에서 빠져나와 사다리를 타고 천국에 갔길 바라. 아, 뇌 기생충에 대해 깜빡하고 쓰지 않은게 있어.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그 효과는 사실상 점점 약해져. 처음 기생충이 붙었을 때엔 시야가 불투명해지고 청각도 마비되지. 하지만 나중에는 시각도 청각도 그냥 괜찮아. 이건 소년의 부모에게 술이 어떤 작용을 해왔는지를 표현해.
위는 http://www.stepmania.com/forums/showthread.php?24163-Meanings-amp-Theories-LIMBO-(SPOILERS)에서 찾은 Unimportant-Person 이라는 유저의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사실 따지자면 HOTEL이 설명이 안되고, 술에 대해서라던가 가게라고 보기에는 주로 톱니바퀴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이라던가 하는 부분이 좀 설명이 안되긴 하지만 꽤나 그럴싸한 해석이고, 특히 처음과 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어서 퍼와서 번역을 해봤습니다. HOTEL의 경우엔 뭐 소년의 동네에 유난히 인상적인 건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구요.
여기부턴 제 해석이지만- 소년이 생각만큼 어리지 않을 수도 있죠. 그렇다면 호텔과 소녀를 링크시킬 수 있는 방법이 최소한 한 가지는 더 있을 거구요. 소년은 숲과 도시, 호텔에서 내연관계였던 소녀와 추억을 만들었고, 나중에는 사이가 심하게 틀어진 나머지 공장의 물건들(톱니바퀴)을 이용하여 소녀를 살해한 겁니다. 뭐- 사랑했던만큼 증오할 수도 있는 것이니 그런 비효율적인 방법을 쓸 수도 있겠죠. 그리고나서는 둘의 추억이 어린 숲 속에 암매장을 했구요. 하지만 소년은 심하게 후회한 끝에 이것은 모두 뇌에 기생충이 들어가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술을 마신 채 울면서 속죄하기 위해 소녀를 암매장한 숲으로 차를 몰아 갑니다. 그리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교통사고가 나고, 차가 몇 번 구른 후 소녀를 암매장한 곳에 앞유리창을 깨고 날아갑니다. 거기에는 마침 심한 비 때문에 매장한 시신이 드러난 상태였고 그 앞에서 소년은 림보로.
나머지 모티브는 적당히 여기에 끼워넣으면 됩니다. 뭐 거미야 아무데서나 밟으면 되는거구요. 소녀의 시신 위에 거미가 있었다는 정도로도 그럴듯한 설명은 되죠. 중간에 방해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관계에 반대하던 사람들이고, 소년은 스스로를 부정한 끝에(이미 뇌에 기생하는 기생충까지도 만들어냈으니 뭐..) 자신의 탓이 아닌 그런 사람들 탓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일 수도 있죠. 그들 또한 이미 살해했을 수도 있겠죠. 쓰고나니 중2롭지만(...) 이 또한 가능한 해석일 겁니다.
뻘플 좀 달지 마세요
잘읽고갑니다...참 요상한 게임이네요 ㅎㅎ;
기본적으로 적어도 스토리는 쪼금이나마 주던가 할텐데 이건...흠...
미스테리 라서 훨씬 더 궁금하게 만드네요 암튼 잘보고갑니다! 쓰시느라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게임이니 안해보셨다면 한번쯤 해보시길 바랍니다. 공략 없이 3-5시간 정도면 클리어할 수 있어요.